서점산책 11일차 (합정 후마니타스 책다방) └서점산책

 지난 토요일 책보모임이 있었다. 이번 책보는 후마니타스 책다방에서 진행되었다. 북카페에 가까운 곳이라 서점산책이라는 취지와는 다소 어긋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평소 가고싶어 하는 곳이어서 이렇게 정해졌다. 원래는 출판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 시작한 모임이었지만 이제는 그냥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동호회가 되어버린 것 같다.(포스팅도 덩달아 트렌드보단 서점 평이 커진다;;) 물론 고급독자(?)를 지망하고 있는 나로써는 어느쪽이든 환영이다.

 후마니타스 책다방은 합정역 6번 출구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카페 안에 들어가니 놀기 좋은 토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맨 처음 눈에 띈 것은 좌측 벽 가득 진열된 책들이었다. 벽에는 후마니타스에서 출판한 책들과, 후마니타스에서 번역한 원서들, 그리고 편집 시 참고한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 후마니타스에서 출판한 책들을 살펴보니, 새삼 사회과학 서적 전문 출판사인 후마니타스의 색깔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입구 우측에 위치한 평대에는 후마니타스 책 이외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책들이 진열돼 있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후마니타스 책다방은 사교의 장이라기 보다는 공부나 독서의 공간이었다. 잔잔한 음악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열정적으로 독서과 공부를 하기에 나중에 모임 분들과 토론을 할 때는 조금 죄송하기도 하였다.
 카운터 앞에는 자그마한 편집실이 있었다. 외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 편집실 내부 모습을 볼 수도 있었는데, 유리의 장식과 내부에 붙여진 각종 자료들로 막상 편집자 분들이 일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는 없었다. 사실 편집자의 입장에선 그 편에 일하기엔 더 수월할 것이다. 하나 놀랐던 것은 그래도 후마니타스라면 사회과학 분야에서 많이 알려진 출판사인데 생각한 것보다 편집실이 작았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대형출판사가 아니면 직원 수가 적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을 몰라 조금 충격이었다.
 카운터 우측에는 세미나실이 있었는데 직원 분에게 여쭤보니 4인 이상 기준으로 사전에 예약을 하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책보모임엔 맴버들 사정때문에 3명밖에 모이지 않아 세미나실을 이용하진 못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이용해보고 싶다.

 후마니타스 책다방에선 후마니타스에서 출판한 책들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번에 내가 산 <지식인의 죽음>은 30% 싸게 살 수 있었는데, 다른 책들의 할인 폭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후마니타스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 혹은 조용히 있을 수 있는 북카페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후마니타스 책다방의 방문을 권한다.




p.s - 입맛이 저렴하다보니 카페 메뉴에 대한 품평은 패스;

기대하고 있는 장르문학 전문잡지 <눅스앤룩스> 독서생활

 장르문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사회에서 주류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장르문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는 많지 않다. 그 중에서 대부분은 웹진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종이잡지 형태로 나오는 것을 말하자면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종이잡지가 느낌을 좋아해서 그런 것을 많이 아쉬워했는데, 이번에 새로 장르문학 전문잡지가 출간된다 한다. 제목은 <눅스앤룩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동명의 웹진이 시작되었으며, 2월 말부터 격월간 형식으로 종이잡지 발행이 시작된다고 한다. 참고로 판형은 A5. 부디 오랫동안 좋은 기사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p.s - 고정지출비가 또 늘었군;

면접후기 - 관점의 차이, 시야의 차이 일상생활

 얼마 전 모 웹진의 면접을 보고 왔다. 항상 면접이 끝나고나면 떠오르는 실수들때문에 괴로웠다. 하지만 이번 면접은 그런 후회보다는, 오랜만에 참 값진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번 면접은 특이하게도 같은 날 실무진 면접과 대표이사 면접이 함께 있었다. 실무진 면접이 면접관들로부터 질문을 받는 일반적인(?) 면접이었다면, 대표이사 면접은 같이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실무진 면접 이후에 바로 대표이사 면접을 봐서 그런지(아니면 내가 겁대가리를 상실했던지) 대표이사 면접은 상당히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면접이라기보다는 토론에 가까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준비가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그 웹진에 기자로 지원하면서 꾼 꿈은 인터뷰어와 칼럼니스트였다. 독자와 인터뷰이를 연결하여 양자는 물론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었고, 어떤 사안에 대해 화두를 제시해 업계의 미래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는 평소 그 분야를 즐기면서 내가 가졌던 아쉬움과 기대가 뒤섞여 만들어진 꿈이었다. 하지만 대표이사 면접을 하면서 이런 나의 생각이 얼마나 피상적이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가장 기본적인 독자층의 구분에서부터, 진실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나아가 웹진이라는 컨텐츠가 앞으로도 살아가기 위한 방도까지 다방면에서 많은 고민거리를 얻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에 대화를 나눈 웹진이 살아기기 위한 방도는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였다.
 나는 웹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양질의 컨텐츠를 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굳이 양과 질로 답을 구별하자면 질을 중시하는 입장이랄까? 어쩌면 기자라는 직책으로 입사지원을 했고, 예전부터 나름 글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이런 생각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질보다 양을 더 중시하는 입장이었다. 그것은 웹진이라는 컨텐츠가 가지는 태생적 한계에 기인한 것이었다. 기부금이나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별도의 수익모델이 없는 한, 웹진의 수익모델은 일반적으로 배너광고에 의지하게 된다. 배너광고의 수익은 사이트를 방문한 방문객들이 광고를 얼마나 많이 클릭하느냐에 따라 갈라지고 때문에 웹진은 독자들이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발전하지 않으면 운영상에 어려움이 찾아오게 된다. 때문에 그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양질의 컨탠츠보다 빠르게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많은 컨탠츠를 (운영 상) 더 중요시 하였다. 어찌보면 이상보단 현실을 중시한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처음 그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엄청난 충격이었다. XX일보같은 메이져 언론의 꼰대(?!)도 아니고 인디정신(?)이 충만할 것만 같은 웹진의 수장에게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자 어쩌면 이런 관점때문에 그 웹진이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인정받는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언론이라는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양질의 컨탠츠가 가지는 의미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전문경영인도 아닌, 기자출신의 그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데에는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까? 나는 그와 나눈 이야기 속에서 20년이라는 시간과 한 조직의 장이 가지는(가져야 하는) 시야를 느낄 수 있었다.

 면접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합격 유무를 떠나서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을 보다 확실하게 다잡을 수 있었고, 스스로의 부족한 점도 많이 깨달았다. 면접 전에 이러한 것들을 알았다면 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텐데. 지금이라도 그때 얻은 것들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겠다.


p.s - 기억에 의지한 후기이기에 몇가지 불확실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저, 까치, 2003) ├도서감상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글방
나의 점수 : ★★★★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대중과학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딱히 자연과학을 싫어한 것은 아니었다. 나름 중학교때까지는 성적도 잘 나왔고 이쪽 분야에 악감정(?)도 없었던 것 같다. 다만 고등학교에서 문/이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그냥 관심에서 멀어졌던 것 뿐이었다. 대학 전공도 행정학이었으니 이후에 접할 일도 없었고. 이렇게 살아보니 자연과학은 어느덧 나에게 껄끄러운 학문이 되었다. 괜히 어렵고 무서울(!) 것 같은 학문이랄까? 때문에 이 책을 사면서도 많이 걱정했다. 아무리 대중자연서라지만 '내가 이걸 읽을 수 있을까' 하고.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여행기로 유명한 저자의 책이라 그럴까?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책을 읽다보면 입담 좋은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 것만 같다. 어쩌면 저자 자신부터 자연과학과는 연이 없었던 사람이기에 책을 쉽게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대중자연서이면서도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책이라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6개의 큰 분류 안에서 진행되는 과학적 사실(혹은 이론)과 그에 관계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과학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관련은 있지만 연속되지 않은' 책의 구성 또한 개인적으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였다. 아무래도 자연서다보니 관심이 없는 분야도 있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이러한 책의 구성 덕분에 책을 읽는데 한결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에 연계되어, 책 우측 상단에 표시된 소제목도 주제를 골라 읽고(!) 또 책의 구성을 짐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왼쪽 상단에 책의 제목 대신 대제목(?)을 넣었다면 한결 책을 읽는데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외에도 자연서임에도 불구하고(?!) 그림 한점 없는 책의 구성도 책을 읽는데 어렵게 하였다. 물론 책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닌지라 그 정도는 심하지 않았지만, 몇몇 부분에선 그림의 존재가 절실하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빽빽한 책의 글자들은 어떻게 다가올지 걱정도 되었고(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책이 존재한다. 단, 이 책은 요약서)

 약간의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첫 자연서적으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의 자연과학 기피증(!?)은 많이 완화된 것 같고 다른 자연서에 대한 관심도 생겼으니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작이 아닐까? 이 책을 읽다 보니 갑자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이 읽고 싶어졌다. 당분간은 읽을 책이 너무 많이 쌓여 힘들겠지만, 만약 다음에 자연서적을 읽을 기회가 생긴다면 다음 자연서는 <코스모스>로 정해야겠다.

서점산책 9일차 (대학로 이음책방) └서점산책

 이번 책보는 대학로에 있는 <이음책방>에서 진행되었다. 책보를 하면서 중소서점에 방문하기는 처음이었다. 혜화역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이음책방>은 기존에 다녔던 대형서점과도, 지난번에 찾아갔던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과도 다른 분위기의 서점이었다. 책방에 들어가자 하얀 배경 안에 오밀조밀 배치되어 있는 책장이 눈에 띄었다. 책방 곳곳에 간이의자들이 배치되어 있어 다른 서점들보다 편히 책을 둘러볼 수 있었다. 입구 맞은편에는 카페와 갤러리를 겸한 공간이 있었는데, 우리가 찾아갔을 때에는 <이런 내가, 참 좋다>라는 책의 출판을 개념해 사진전이 개최되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인물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괜히 미소가 지어졌다.

 대형서점들에 비하면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책들의 배치에서 사장님의 성향이 많이 드러났다. 다른 서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자기개발서나 소설책은 그 비중이 적었고 전체적으로 인문서적들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요즘 이런 인문서적을 주로 다루는 서점들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찾게 될 줄은 몰랐다. 분야별,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는 책장을 살펴보니 사장님의 심후한 내공이 엿보였다. 책장 하나만 맘먹고 파보아도 그 분야에 고수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난번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은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었다면 이번에 간 <이음책방>은 많이 사고 싶은 책방이었다. 아무래도 구입하고 싶은 책들이 찾기 쉽게 배치되어 있다보니 그렇게 느낀 것 같다. 혜화역이면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으니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이음책방 홈페이지 : http://cafe.naver.com/eumart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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